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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강 탐방 에세이

겸재 정선의 양천팔경첩(1)개화사

 

겸재 정선의 양천팔경첩 가운데 그림 하나로 그림 개화사이다.
현재 서울 강서구 개화동 332의12에 있는 개화산 약사사의 모습이다.
개화산은 서울의 서쪽 끝 강서구 개화동에 위치한 표고 128.4m의 잔구성 구릉산지이다.
그야말로 동네 뒷산 수준이다. 일명 ‘주룡산(駐龍山)’이라고도 했다.
신라 때 한 도인이 주룡선생이라 자칭하며 이 산에 숨어 살면서 도를 닦고
세상에 나오지 않다가 이곳에서 늙어 죽었다.
그가 이 곳에 살 때 매년 9월 9일에는 동자 두 세명과 더불어 높은 곳에 올라가 술을 마시며
구일용산음(九日龍山飮)이라 하였으므로 주룡산이라 이름하였다고 전한다.
그가 세상을 떠난 후 그 자리에는 이상한 꽃 한송이가 피어났다.
이를 두고 사람들이 이 산을 개화산이라 일컬었다.
지금의 개화사가 주룡선생이 살던 옛 터라고 한다.
이 곳에 봉수대가 동·서 두 곳에 설치되어 있고,
봉수군과 봉대별장이 있었다는 기록으로 보아
봉수진이 있었던 산이라는 의미로 ‘開火山’이라 했을 가능성도 있다.
이 두개의 봉수대 중 동쪽은 방화동의 치현에서,
서쪽은 개화산에서 봉수를 받아 연락하였던 것이다. 
치현의 동쪽 봉수대는 현재 통신대가 주둔하고 있으며,
이렇듯 임진왜란·병자호란 전까지는 봉화불을 올렸다 하여 ‘開火山’이라 했다고 한다.
그후에 ‘開花山’으로 이름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.
개화산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행주산성과 마주 본다.
산정에 서면 삼각산과 도봉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고,
한강과 임진강이 마주치는 조강의 광활한 풍광과 바닷물이 들어오는 모습도 볼 수 있다.
또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인왕산·낙산·북악·남산을 비롯해서 멀리 관악산과
그 사이를 굽이쳐 오는 한강의 물길도 한눈에 즐길 수 있는 명소 중의 명소이다.
조선 후기 화가로 이름 높은 겸재 정선은 양천현감으로 있으면서
열수팔경도의 하나로 개화사라는 제목으로 개화산과 절,
오솔길의 소나무숲과 그 아래 버들숲이 우거져 있고 전답이 있는 모습을 그렸다.
개화산에서는 매년 음력 10월 1일에 산신제를 지낸다.